본문 바로가기

제주올레 이야기/명예의 전당

인터뷰 I 제주올레 첫 외국인 자원봉사자, 짐 썬더스



 간세인형 공방까페인 ‘바농’에서 인터뷰를 위해 그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마치 KBS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의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인간극장’에 종종 소개되는, 한국이 좋아서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고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 그들의 에피소드를 지켜보며 도대체 한국의 어떤 매력이 저들을 이끌었을까하는 궁금증이 많았다.  30살의 짐 썬더스 (Jim Saunders, 이하 Jim이라 표기), 그는 더욱 그랬다.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가 아닌, 제주도라는 섬에 정착하여, 제주올레를 비롯한 제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짐의 이야기가 빨리 듣고 싶었다.





Q. 짐 썬더스, 당신은 누구십니까? 


 국적은 영국이며, 제주도에 정착한지는 5년 되었다. 제주시의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강사로 활동하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아내의 고향인 제주에 정착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2년 전부터 공부방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정치역사학을 전공하고, 캐나다에 있는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기 때문에 여행·관광 콘텐츠뿐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제주올레에서 운영하는 ‘제주올레 아카데미’도 수강했다. (Jim의 제주올레 아카데미 수강 후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틈만 나면 제주와 관련된 한국어 뉴스를 읽는다.

 올레길은 2009년부터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말에 올레길을 걷는 평범한 올레꾼이었으나, 2012년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가를 계기로, 제주올레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Q. 제주에서 제일 바쁜 외국인이라면서요? 


 처음에는 도내 외국인들을 위해 영문으로 된 ‘제주 라이프(Jeju Life)’라는 잡지를 제작, 발간했다. 요즘에는 헤드라인 제주, 열린제주시 등 지역 매체에 제주에서의 일상, 여행에 관해 한국어로 칼럼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칼럼으로는 제주특산물인 ‘고사리를 꺾었던 체험’에 관한 내용을 실을 예정이다. 제주올레를 위한 활동으로는 제주올레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RAILJEJUOLLE)과 트위터 (@jejuolletrail)를 영어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 제주올레 활동과 관련된 영문 컨텐츠의 개발 및 제언을 담당하고 있다. 





Q. 제주올레 뭐가 그렇게 맘에 들었나요? 


 각 나라마다 특정 색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경우 정말 다양한 색깔을 지닌 곳이다. 제주 내에서도 제주시, 서귀포시만 해도 느낌이 전혀 다르며, 제주 내에서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 곳이 많다. 예를 들어, 아침에 오름에 오르고 저녁에 해수욕장을 가는 등 산과 바다를 하루에 경험할 수 있다. 제주올레는 더욱 그렇다. 코스별로 너무나 다양한 제주의 면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제주올레이다. 제주문화, 제주역사, 특별한 경치 등을 각 코스별로 다르게 볼 수 있다. 그것이 제주올레의 차별화된 매력이다. 




Q. 제주살기 괜찮아요?


  외국인이라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고, 제주에 사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 같은 면에서 장,단점을 느낀다. 말할 것도 없이 가장 좋은 점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이다. 그리고 출퇴근 시간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것. 라이프가 천천히, 평화롭게 흘러간다. 어려운 점은 쇼핑할 곳이 많이 없다. 특히 내 키가 194cm라서 입고 싶은 옷이 있어도 사이즈 찾기가 어렵다. 그 외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올레길을 걸어도 지역 주민들이 친절하게 맞이해주고, 같이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말 걸어줘서 좋다. 




Q. 고향음식에 대한 향수병은 없어요?

 아니, 음식은 너무 맛있는 것이 많아서 탈이다. 제주음식을 포함해 한국의 음식들이 모두 맛있다. 여름에는 차가운 냉면, 일요일 아침에 축구를 한 뒤에는 해장국, 일요일 저녁에는 돼지목살구이를 즐겨먹는다.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회를 먹기도 하고, 서양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신제주에 있는 유명한 버거(Burger)집을 차례대로 들리며, 버거투어를 즐긴다. 




Q. 상투적인 질문이지만  피해갈수 없죠, 제주올레 코스중 가장 좋아하는 곳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10코스 (화순해수욕장-모슬포 하모체육공원 안내소)이며, 13코스(용수포구-저지마을회관)도 좋아한다. 두 코스 모두 시골느낌, 농촌밭 등 자연 그대로를 담고 있어서 좋다. 추자도 (18-1코스)도 항상 특별한 느낌이 있어서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이다. 1코스, 2코스도 좋다. 가장 어려운 코스는 4코스이다. 다른 코스보다 길이가 길어서 체력이 필요하다.




Q. 재능기부 자원봉사를 위한 조언은? 

 

 중요한 것은 균형(Balance)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능기부든 자원봉사 활동이든 시작할 때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열정만으로 ‘올인’하다 보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올레길을 걷듯이 천천히, 신중하게, 장기간 진행할 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Q. 당신에게 제주올레란? 


 제주올레는 좋은 추억들의 집합이다. 제주올레 = Good Memories. 제주올레를 마치고 나면 몸은 땀으로 젖고, 옷은 더러워질 수 있지만 마음속 나쁜 것들, 스트레스 받은 것은 사라지고 좋은 기억들이 남는다. 제주올레를 떠올릴 때는 늘 좋은 추억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올레를 통해 좋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